중앙박물관 상감기법 체험하기 days˚

종종 중앙박물관에 재미있는 교육이 있는지 체크한다. 일할 때 써먹을 게 있나- 탐색하는 게 반, 내 개인적 취향을 채우는 게 반 정도. 그런데 이번엔 휴가 시작 후 사흘 째 되는 날에 상감기법 체험하기 교육이 떴고, 일회성이라 이 때 아니면 못 할 것 같아서 부득이 전주로 휴가가는 걸 미루고 서울에서 놀다가 교육 끝나고 바로 전주로 왔다.

요즘 참 날이 덥다. 햇볕이 참 빠싹빠싹 내리쬔달까! 곧 갈 싱가포르보다 더 덥지 않을까 고민도 되는데.. 가 보면 알게 되겠지..
집에서 중앙박물관(이하 중박)까지 한 방에 가는 버스는 없고, 환승 한 번 해야하는데 그 환승하는 동안 기다리는 시간이 영원같았다. 더워..
시작시각보다 조금 늦게 도착했는데, 뛰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지 않게 한 날씨였음. 날이 워낙 덥다보니 중박 오르는 길에 물안개를 피워놓더라. 그런데 걔가 바람 방향따라 움직이는터라 내가 올라가는 동안에는 내 쪽으로 안 오고 자꾸 거울연못쪽으로 감... 뀨...



도착하니 이미 교육은 시작했다. 방해 안 되게 뒷자리에 앉았다가 도구가 있는 앞자리로 자리 이동.
목이 긴 병 모양으로 자른 흙판에 무늬를 새긴 후, 흙물을 바르는 부분이다.



그리고 흙물이 마르면 끌개같은 것을 이용해 흙물을 긁어준다. 



사실 예전에 이 상감기법을 일할 때 써먹은 적이 있는데, 대★실☆패★ 해버려서, 나름 리벤지 격으로 온 것도 있다.
내가 실패한 원인은 여기서 찾았음. 난 석고를 이용했는데 흙물을 이용한다고..
원인은 알았지만 일할 때는 못 써먹겠다. 구하기 힘듦.ㅋㅋ





그래도 왔으니 일단 실습!
예전에 청화백자 만들 때 미리 뭐 할 지를 생각해왔으면 좋았을걸-싶었었기 때문에 미리 뭐 그릴 지 참고할 그림을 찾아갔다. 미리라고 해도 가는 버스 안에서였지만..ㅋㅋ
연꽃의 기분이라 연꽃을 많이 그리고 싶었지만, 일러스트로 마음에 드는 연꽃 그림이 없어서 어째 메인이 물고기같이 되어 버렸다.
그래도 물고기도 좋아해!

동그랗게 마련된 흙판에 연필로 살살 밑그림을 그리고 준비된 조각도같은 칼로 판다. 이 때 깊게 파야 나중에 긁어낼 때 그림이 잘 남아있게 된다. 다만 깊게 파면 흙물도 많이 넣어야 하고-많이 넣으면 마를 때 시간이 많이 걸리고- 그래서 시간이 좀 여유있을 때 차분히 해도 좋을 것 같고.
밑부분의 물결(파도) 부분을 파다가 좀더 깊게 파는 게 좋을 것 같아서 물고기부터는 팍팍! 팠다. 귀여운 내 물고기




흙물을 투입한다. 여기서 포인트는 흙물을 '바르는'게 아니라 '투입'한다는 것! 바르는 정도로 얇게 하면 흙판과 조각도로 파낸 부분이 평평하게 되지 않고 울퉁불퉁 된다. 쓱-쓱 바르는 게 아니라 톡톡톡 파낸 부분을 채워넣는 느낌으로. 
깊게 파낸 부분은 당연하지만 흙물이 많이 들어가서, 넣고 약간의 시간이 흐르면 저렇게 속에 들어가버린다. 그러면 그 위에 흙물을 덧발라줘서 최종적으로 흙물을 긁어냈을 때 평평하게 해야 한다.
물론 그러면 마르는 데 시간이 걸려.......... 느긋하게 하는 게 필요하다...



일부러 포인트가 될만한 부분은 흰 흙물, 아닌 쪽은 까만 흙물로 했는데 그냥 한 가지 색으로 하는게 깔끔했을 것 같긴 하다.
하다가 강사님이 이름쓰라고 하신 걸 까먹었다 싶어서 왼쪽에 이름도 팠다. 전체적으로 어울리게 한자로!





이 이후엔 중박 3층의 도자기실에 가서 상감기법을 사용한 도자기들을 봤다. 면상감을 한 사람들의 인내심이 얼마나 거대한 것인지........알 수 있었고....ㅋㅋ
웅 근데 예전에 은입사/금입사 된 도자기도 본 적 있는데 나도 그런거 하고싶다. 은을 톡톡톡 금을 톡톡톡.. 아 생각만해도 두근거려..






40분? 한 시간 정도 말린 후 긁개로 긁어냈다. 흙물이 어느정도 말랐으면 어려움없이 긁어지는데, 안 마른 상태에서 긁으면 대참사가....일어난다....... 그리고 맨 처음에 깊게 파지 않아서 긁어냈더니 그림이 다 날아간 분도 있더라. 나도 조금 날아가긴 했는데 그래도 형체가 무사히 보존되어 다행다행.
물고기가 귀엽게 잘 되었다.
이 상태에서 초벌구이 하면 이상한 주황색이 되고 / 또 구운 거 수령하는 날짜가 내가 싱가포르 가 있는 날들이라 그냥 요 상태로 데려왔다.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그림 없는 부분도 좀 긁어놨어야 하는건데.. 싶고..

일할 땐 못 써먹겠지만 재밌었다!







그리고 이 신새벽에 맥락없이 상감기법 포스팅을 하는 이유는...
난 6시간 후에는 싱가포르행 비행기를 타고... 그래서 공항에 시간맞춰 나가려면 5시에 공항버스를 타야하는데 자느라 떨굴까봐...
한 번도 안 해본 프듀 본방사수를 하며 놀고있다...
난 비행기에서도 잘 자니까!
아 싱가포르에서 할 거 다 하고 재밌게 놀다와야징 빠샷빠샷
근데 벌써부터 더위가 걱정이다
아 더운거
너무 싫어 짱 싫어 으아아ㅏ아아ㅏ아아ㅏ아ㅏ아
다음 여행은 아이슬란드다아아ㅏㅏ아ㅏ아ㅏㅏㅏ